
요즘들어 독서를 자주하는 편이다. 무언가 읽을 때면 손에 들고 있던 것이 스마트폰이었는데, 내가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무언가 읽으니 19개월 된 아들내미가 계속해서 스마트기기에 관심을 보인다. 아마 내가 들고 있으니 자기도 관심을 갖는 듯 해서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기도 책에 관심을 보이려나??' 했던 생각에서 시작한 독서이다. 아직 그 결과로 아이가 책에 관심을 보이는 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히 아이앞에서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가면 책을 고르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책읽기를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서 아직 내 취향이라는 것도 없고, 원체 독서에 재능이 없는지라 책을 빌려왔다가도 다 읽지 못하고 반납한 경우가 더러 있었기 때문에 더 신중한지도 모르겠다. 제목이나 책의 커버가 깔끔한 책에 손이 더 가는건 왜인지 모르겠으나, 번쩍번쩍한 책 한권이 눈에 들어왔다.
'상관없는 거 아닌가? - 장기하'
제목도 참신하고, 책표지도 화려한데 작가도 내가 좋아하고 즐겨듣는 대중가수인 장기하다. 믿고 읽어보기로 했다.
장기하를 좋아하는 이유는 딱히 별다른 건 없다. 노래가 특이하여 좋다. 그렇다고 가수 장기하가 특이한 내용의 가사를 쓰는 건 또 아니다. 오히려 우리에게 더 익숙한 내용의 가사가 특이한 운율에 녹아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책에서 장기하가 가수로 데뷔하기 까지의 스토리가 어느정도 나와있다. 책에서 본인은 운이 좋다고 계속 표현하지만, 시련에도 포기하지 않은 열정이 그를 유명한 대중가수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좋은 가사를 쓰는 그이니 만큼 독자에게 어떤 교훈이나, 뜻 깊은 말들로 감동을 불러 일으키는 그런 내용의 책이 아니다. 그렇다고 본인의 살아온 인생을 구구절절 늘어 놓는 자서전도 아닌, 그가 음악을 잠시 쉬면서 생활하는데 든 이것저것 자유로운 생각들을 글로 기록해 놓은 책이다. 라면을 끓이면서 든 생각부터 시작해서 어떠한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지 까지.. 본인이 느낀 생각들을 깔끔한 표현들로 기록해 놓았다.
처음으로 읽어보는 유명인의 산문을 통해 그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으로서 그에 대해 매우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일상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들이 책에 잘 스며들어 있다고 해야겠다.
최근에 많은 책을 읽었지만 오랜만에 다 읽고나서 홀가분해 지는 느낌을 받는 책이었다. 책 속에서 소개되어진 비틀즈의 앨범이라던가, 산울림의 노래들을 들으며 책을 읽는 것도 하나의 재미였다.
장기하의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음악 뿐 아니라 장기하라는 인물에 대해 많이 궁금해 하실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이 책에 녹아있는 '그를 읽어간다' 생각하면서 읽는다면 분명 나처럼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책정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후감] 미라클모닝 (0) | 2022.03.03 |
---|---|
[독후감] 미움받을 용기 (2) | 2022.02.21 |
[서평]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 김유진 (0) | 2021.06.19 |
[서평] 사피엔스 - 유발하라리 (0) | 2021.06.09 |
[서평] 아몬드 - 손원평 (0) | 2021.05.13 |
댓글